상급 - 새책인데 표지 감싸는 자켓은 없음

삼국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매화를 주제로 한 선인들의 시와 시조, 산문을 재야 한문학자 손종섭 옹이 엮고 옮긴 독특한 책이다. 매화의 다양한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시와 시조 140편을 정선하여 1부로 묶었고, 산문 7편은 2부에 담겨있다.

매화는 옛 선비들이 가장 아끼던 꽃 가운데 하나로서 매화를 읊은 시는 수없이 많았고, 매화가 상징하는 의미도 폭넓었는데, 때로는 꿋꿋한 선비정신의 상징으로, 때로는 부처님의 현신으로, 때로는 봄의 전령으로, 때로는 그리운 사람, 아름다운 여인 등으로 형상화되었다.

저자인 손종섭은 이미 몇 년 전 <옛 詩情을 더듬어>란 저서를 통해 옛 시의 맛을 잘 살린 번역으로 화제를 모았던 만큼, 이번 책에서도 한시를 곧이곧대로 옮기지 않고 초장·중장·종장으로 이루어진 우리 옛시조의 형식과 가락으로 유려하게 재창조했다. 각 시마다 평이나 해설, 감상을 덧붙여 옮긴이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산문에선 우리나라 최초의 원예서인 강희안의 <양화소록> 중 <매화> 편을 비롯하여, 매화에 얽힌 인물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 옛그림과 분매(盆梅) 및 정매(庭梅) 사진을 곁들여 보는 것만으로도 매화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