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임꺽정>의 작가 홍명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 저자가 10년 간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이 책에는 문학인이자 민족지도자, 언론인, 학자로서 일관된 민족주의자의 길을 걸어간 벽초 홍명희의 삶이 아주 두껍게 조명되어 있다.

저자는 요즘 유행하는 '대충주의'에 반발하면서, 국내외의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벽초의 친지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모아 벽초의 삶을 분석하고 재현하였다. 경술국치 때 순국한 부친 홍범식의 영향, 국문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아들 홍기문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그와 교류를 나누었던 정인보, 최남선, 이광수 등 당대를 풍미한 문학가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하게 한다.

이 책은 아울러 꼼꼼한 자료분석과 치밀한 복원으로 항간에 나와있는 왜곡된 사실들을 바로 잡고 있으며(예를 들자면 옥중에서 벽초가 집필했다는 것이 낭설임을 증명하고 있다.), 수많은 주석을 달고 있어 전문연구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충하다. 또한 연구서임에도 쉽고 생생하게 인물이 그려져 있어 일반인독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