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 낙서, 밑줄, 변색 없이 상태 좋고 깨끗함

2006년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한 시인 김영남의 세 번째 시집.

<모슬포 사랑> 이후 5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자연과 인간이 서로 평화롭게 어울리는 보기 드문 진풍경을 보여준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인의 낙관적인 여유와 멋들어진 유머가 돋보인다.

앞서 발표된 두 권의 시집들과 마찬가지로 시적인 자의식, 여행과 사랑, 일상생활과 시대에 대한 자각 등이 번갈아 배치되어 있다. 풍자와 위트, 아이러니를 시의 주요한 기법으로 삼아 곳곳에서 웃음을 띠게 하는 것도 여전하다.

눈에 띄는 것은 한결 깊어지고 완숙해진 감정 표현, 순수와 절정이 통일을 이룬 평화로운 상상력의 세계이다. 대상으로의 몰입이나 맹목적인 추종이 아닌, 주관의 적절한 조정에 의해 성립되는 건강한 긴장이 맑은 풍경을 제공하고 어린이와 어른, 자연과 인간이 구분되지 않는 '참다운 화평의 세계'와 만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