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새책) - 표지 사진은 다름

태학산문선 시리즈 중 동양현대산문선의 첫 번째 책으로 시적인 언어와 절제된 감성으로 인간의 여러 삶을 포착해 낸 주자청의 산문집이다.

그의 글은 다양한 색깔을 품고 있다. 다 큰 아들이 못미더워 역까지 배웅나온 아버지가 아들에게 귤을 사주려고 뚱뚱한 몸으로 철길을 가로질러 가는 이야기(<아버지의 뒷모습>)나 아내가 세상을 뜬 후 생전의 일을 회상하며 쓴 글(<죽은 아내에게>) 그리고 옛 친구를 그리워하는 <편지 한 통> 등에서는 그의 서정적이고 다정다감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그의 산문이 지닌 이같은 서정성은 읽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감싸 안는 힘이 있다.

그가 보여주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봄> <양주의 여름날> <야경에 노 젓는 소리 들리는 진회하> 등에서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탁월한 묘사를, <7전짜리 목숨>과 <백인종―하느님의 귀염둥이>에서는 무자비한 어른들과 시대에 분노를 품었던 그를 만날 수 있다.

때로는 세밀한 묘사로, 때로는 진실되고 감성적인 글로 자신의 감정을 펼쳐낸 주자청의 수필 35편을 통해 중국 현대 산문의 아름다움을 느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