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 새책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진 일기 같은 기행문이다. 지은이는 캠핑카 하나로 광활한 호주를 구석구석 여행한다. 1994년 모델의 미츠비시가 그녀의 조랑말. 사진작가인 지은이는 호주인 남편과 함께 순례하는 기분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아웃백 깊은 곳까지 찾아간다.

짧은 호흡으로 쓰여진 글은, 이야기를 나누는 듯 편안하고 재미있다. 여행을 준비하고 길 위에서 사람과 만나고, 아름다운 섬에 정착하기까지의 일들이 졸졸졸 흐르듯이 전개된다. 자연스레 지은이의 여행에 동참한 느낌이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을 잠깐 살펴보자. 고아 동물만 돌보는 헬렌, 자전거 여행객 알렉스, 생강 맥주를 만드는 아렌 등 조금은 색다른 삶을 사는 착한 이웃들이다. 사소한 일상을 꾸려가는 방법은 생김새만큼이나 개성적이다.

그녀는 마음에 드는 풍경을 만나면 어디에서든 차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었다. 자유롭고 포근한 자연이 갈색 색감의 흑백사진에 담겼다. 관광사진처럼 빽빽하게 풍경만 담아냈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그녀는 어디까지나 사람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좀더 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 것은 사람과 자연이 만들어 낸 공간의 따스함 때문이다.

일주일 스케줄이 빡빡할 때도 부담없이 떠날 수 있는 여행, <On the Road>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