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새책)

김훈의 맛깔스런 글과 허용무 교수의 눈부신 사진

'한국의 숨결' 첫째권. 이 시리즈는 오랫동안 우리 문화의 원형들을 간직해 왔으나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지역의 삶과 문화, 자연과 역사를 현재적 의미에서 담은 것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과 작가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이 시리즈는 자연, 문화, 역사, 삶의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자연'은 각 지역만이 지니는 고유의 산하와 생태를 보여주고, 2부 '문화'은 각 지역의 특징적인 무형 유형의 문화와 전통에 내재된 정신을 밝혀낸다. 3부 '역사'에서는 각 지역의 사실적 역사의 흔적이나 역사적 인물들의 자취를 밟아보고, 4부 '삶' 부분에서는 현재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았다.

< 원형의 섬 진도>는 진도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지닌 다큐멘터리 사진가 허용무와 <자전거 여행>의 김훈이 함께 작업한 책이다. 9년 동안 진도의 풍경과 사람들을 담아냈다는 사진가의 말이 그대로 믿겨질 만큼 이 책에 실린 사진에는 애정이 담겨있다. 청년시절부터 진도에서 삶의 위안을 얻으며 고향처럼 생각해 왔다는 김훈의 탐미적 문체또한 예사롭지 않다.

이 책에서는 어릴 적 방학숙제를 하느라 사서 오리던 화보집 냄새가 난다. 독특한 종이 질감과 이 묘한 냄새가 어우러져, 읽는 동안 우리 문화, 우리 역사, 우리 강산, 우리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깊게 해준다. 강강술래, 진도 아리랑, 씻김굿을 통해 진도를 다시 음미해 보고, '정치적 불우에 자신의 운명을 저당잡힌 상태에서' 명량대전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을 다시 떠올려 보면서 말이다.

'한국의 숨결' 시리즈는 앞으로 한강, 경주, 공주/부여, 강화/김포, 해남/강진, 무주 등 계속 이어져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