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 새책

그람시의 이론으로 분석한 한국 지배계급의 특징과 구조. 이탈리아의 사상가이자 정치가인 그람시는 헤게모니 이론과 역사적 블록 개념을 통해 이탈리아 지배 체제의 속성과 본질을 파악했다. 특히 무솔리니 독재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그람시는 권력과 조직에 대한 깊은 통찰을 이루었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과 역사적 블록 개념은 한 사회의 지배계층이 등장하는 과정뿐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람시는 1900년대 초반까지의 이탈리아의 역사 속에서 이를 탐구했으나 그의 기본적인 연구 방법론은 시대를 초월해 적용 가능하다. 저자는 먼저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현실에서 다시 그람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람시의 삶과 이탈리아의 역사를 살핌으로써 헤게모니 이론이 생겨나게 된 과정을 추적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그람시의 헤게모니와 역사적 블록 개념에 입각해 한국 사회를 살펴보고자 시도한다.

한국의 친일 세력은 해방과 동시에 분단 상황을 이용해 미국 세력을 등에 업고 기득권을 유지했다. 반공주의를 제일의 가치로 내세운 박정희의 등장은 이들을 위한 이데올로기적 기반까지 제공했다. 여기에 박정희 체제 특유의 발전주의 이데올로기가 결합하여 이들은 경제력까지 갖춘 명실공히 한국의 지배 세력이 되었다. 그람시의 역사적 블록 개념과 헤게모니 이론을 통해 이들 친일, 반공, 발전으로 뒤엉킨 한국 지배계급의 형성 과정과 그 특징을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