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새책)

<마왕퇴의 귀부인>, <황릉의 비밀> 등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웨난이 청나라 동릉의 도굴에 얽힌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적 구성으로 그려낸 책.

웨난의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책 역시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한 축은 1916~1949년 사이 전국 각지에 할거하면서 이합집산을 되풀이하던 중국 군벌들의 이야기고 또 다른 한 축은 순치제부터 서태후에 이르는 청나라의 흥망성쇠다. 언뜻 이 두 이야기는 별다른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지은이는 '동릉'을 매개로 이를 짜임새 있게 엮어나간다.

먼저 서태후의 죽음과 부의의 등극, 군벌들의 치열한 전쟁 등 청 말의 암울한 상황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지은이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청의 부흥기를 열었던 강희제, 건륭제, 옹정제의 시대로 돌아간다. 그리고 2장에 걸쳐 청나라 황릉의 내력과 건설과정, 왕의 부장품들이 매장되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청 말의 혼란기는 동릉에 묻힌 황제들을 내버려 두지 않았다. 바로 비적 출신의 군벌인 손전영이란 인물에 의해 동릉이 철저히 파괴당한것. 이 책 2권은 이같은 손전영의 능묘 도굴과 그의 성장과정을 중심으로 혼란기 중국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

지은이는 중국 군벌들의 역사와 역사적 유물에 대한 해설을 흡입력 있는 문체로 풀어내고 있어,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다양한 도판과 자세한 주 또한 내용의 흥미를 더하는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