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서양사의 중심이며, 근대를 형성하고 있는 사회 구조 및 그것의 근간이 되는 철학, 정치, 과학, 경제 등의 발원지이다. 그러나 유럽은 언제, 어떻게 역사 속에 등장하였으며 그 실체는 무엇인지는 사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유럽의 탄생>은 이러한 유럽 중심주의를 철저히 부정하며 유럽이 어떻게 '탄생'되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은이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 시대부터 20세기 제2차 세계 대전의 발발 직후까지 2,500년여 년에 걸친 유럽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유럽'의 이념과 '유럽인'의 정체성의 발전상을 추적한다. 이를 통해 그는 역사상 단일한 실체의 유럽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다. 하나의 실체로 존재하지 않기에 단일한 유럽의 정신이나 본질 또한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최근의 '발명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도 열렬한 유럽 통합론자였던 지은이는 그간 원칙이나 무력, 다양성, 상호 동의에 의한 여러 형태의 통합 형식이 존재해왔으나, 현재의 유럽 통합 운동은 지금까지의 모든 형식을 종합한 새로운 창조물이 되리라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