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와 <선조실록> <징비록> <난중잡록>등 가장 기초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이순신의 삶에 접근한다. 그러나 이렇게 공개된 자료들 속에서 드러나는 이순신의 모습은 결코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일본 수군의 움직임을 오판하여 귀중한 군량과 무기를 불태워버린 실수, 전공을 경쟁하는 과정에서 원균을 따돌리고 보고서를 올린 일, 자신에게 불리한 사건은 은폐하거나 기록하지 않은 혐의.어머니의 임종을 못 뵙고 자식을 잃은 슬픔에 "어서 죽기만을 기다릴 뿐이다"라는 나약한 말을 내뱉는 모습은 낯설음을 넘어서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책의 집필 의도는 이순신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러한 인간적 비애와 약점들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다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지은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열악한 운명을 이겨내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한 인간의 노력, 소박하고 우직한 군인의 모습이 이순신의 참모습일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