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하나 - 고정희 시집 (알시43코너)

아름다운 사람 하나 - 고정희 시집 (알시43코너)
아름다운 사람 하나 - 고정희 시집 (알시43코너) 도서상품에 대한 정보입니다.
저자 고정희
출판사 / 판형 푸른숲 / 1998년 7쇄
규격 / 쪽수 130*210 / 141쪽
정가 / 판매가 0원 / 9,000원

도서 상품 상태

최상급 - 새책

도서 설명

1991년 지리산 등반 중에 실족사한 여류시인의 시집. 믿음, 신뢰, 소망, 기쁨, 고통, 노여움, 그리고 사랑 과 힘이 절절히 배어있는 시편들이다.

 

가을 편지

    --  고 정희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가을이

흑룡강 기슭까지 굽이치는 날

무르익을 수 없는 내 사랑 허망하여

그대에게 가는 길 끊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길이 있어

마음의 길은 끊지 못했습니다.

 

황홀하게 초지일관 무르익은 가을이

수미산 산자락에 기립해 있는 날

황홀할 수 없는 내 사랑 노여워

그대 향해 열린 문 닫아버렸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문이 있어

마음의 문은 닫지 못했습니다

 

작별하는 가을의 뒷모습이

수묵색 눈물비에 젖어 있는 날

작별할 수 없는 내 사랑 서러워

그대에게 뻗은 가지 잘라버렸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무성한 가지 있어

마음의 가지는 자르지 못했습니다

 

길을 끊고 문을 닫아도

문을 닫고 가지를 잘라도

저녁 강물로 당도하는 그대여

그리움에 재갈을 물리고

움트는 생각에 바윗돌 눌러도

풀밭 한벌판으로 흔들리는 그대여

그 위에 해와 달 멈출 수 없으매

나는 다시 길 하나 내야 하나 봅니다

나는 다시 문 하나 열어야 하나 봅니다

 

도서 부연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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