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망자의 실종>, 소설인 <메모리 맨>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리사 아피냐네시의 카바레 연대기.지은이는 '모더니즘의 젊고 생기발랄하며 때로는 거슬리는 심야의 도플갱어'인 카바레의 모습을 다양한 일러스트와 함께 펼쳐보인다.

크게 10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피카소의 작품을 처음 선보인 바르셀로나의 '네 마리 고양이'나 1912년에 모더니즘의 아방가르드가 모여들었던 런던의 '금송아지 굴', 혁명 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보헤민들에게 사령부 구실을 한 '길 잃은 개', 공산주의 치하에서도 명맥을 유지해온 크라쿠프의 '양머리 아래 지하실' 등을 두루 순례하며 풍자와 저항으로 시대정신을 고취했던 예술가들의 삶과 그 삶을 만들어낸 카바레라는 공간을 재구성해내고 있다.

지은이에게 카바레는 예술가들의 집합소이며, 몽상가들의 전당이며, 우울한 시대의 위로제이자, 활기찬 시대의 촉매제이다. 아니, 그 모든 것에 앞서 카바레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려하는 젊음의 공간이자, 그 변화를 추억하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것들이 변하는 이 시대에 이 책은 매체, 공간과는 상관없이 창조에의 열정이라는 젊음의 속성은 어디에나 존재했음을 재확인하는 경험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