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매우 깨끗)-거의 새책에 가까움

유승도 시인의 첫 시집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가 출간된 것은 1999년, 그의 두 번째 시집 <차가운 웃음>은 꼭 8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그 사이 펴낸 두 권의 산문집은 시인이 살고 있는 영월 산중에서의 삶, 그 자연을 배경으로 한다. 이번 시집에 묶인 시편들 역시 강원도 망경대산 중턱에서 농사 지으며 쓴 것들이다.

유승도 시인의 주인공은 자연이다. 숲도 나무도 청설모도 흑염소도 바람도 그가 부르면 친구처럼 온다. 그러나 이번 시집 속의 자연은 앞선 시집과는 사뭇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첫 시집 속의 자연이 상처를 치유하는 작은 침묵처럼 고요했다면, 이번 시집에서의 자연은 입을 벌려 웃고 있는 채다. 그 웃음은 너무도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