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새책)

탈속적 문인 어우 유몽인의 산문집. 표제작 '나홀로 가는 길'은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글을 두고 '백년 이래 처음 보는 기이한 문장'(노수신, 유성룡)이라는 극찬과 '법식을 벗어난 문장'(심수경, 정문부)이라는 혹평이 일자, 이를 소재삼아 쓴 글이다.

임진왜란의 참혹한 실정을 체험한 후 쓴 '홍도'나 '강남덕의 어머니' 같은 작품에는 민중들의 고난과 이를 극복하는 역정이 감동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유몽인은 고위 관직을 역임하면서 당파의 속박에 얽매이게 되었고, 그로인해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게 된다.

'묶음과 풀어줌'은 벼슬살이에 회의를 느끼고 쓴 글로 당시의 심경이 잘 드러난다. 제2부의 야담과 일화에서는 당대의 민초들의 애환이 유몽인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소개된다. 신익철 선생의 아름다운 문장과 깔끔한 번역 솜씨 덕분에 무리없이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