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 문학동네시집 34 - 초판 (알창4코너)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 문학동네시집 34 - 초판 (알창4코너)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 문학동네시집 34 - 초판 (알창4코너) 도서상품에 대한 정보입니다.
저자 이산하
출판사 / 판형 문학동네 / 1999년 초판
규격 / 쪽수 135*210 / 127쪽
정가 / 판매가 4,500원 / 17,000원

도서 상품 상태

최상급 - 새책

도서 설명

1987년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장시 「한라산」 필화사건으로 구속된 이후 절필, "멀리서 들려오는 천둥소리처럼 너무 아득"했던 11년 만인 1998년, 문학동네에 「날지 않고 울지 않는 새처럼」 외 4편을 발표하면서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산하 시인의 첫 시집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부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1998년 봄부터 1999년까지 `잔잔했던` 시기의 신작들이며, 2부는 그가 `출렁거렸던` 약 20년 전, 1977년 봄부터 1985년 봄까지의 작품들이다.

이산하 시는 도처에서 '빈 것'이나 '구멍'에 대한 시적 상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시를 강박적으로 지배하는 구멍에 대한 자의식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그의 시는 구멍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 '사이의 시학'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구멍에서 사이로, 안에서 밖으로, 죽음에서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홍수」 「구토」 「존재의 놀이」 등 초기의 사변적인 시편들은 모두가 구멍의 강박감에 의해 형성된 '구멍의 시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있어 구멍은, 숨구멍이 틀어막히는 극단의 상황이나 항문과 입이 뒤바뀌는 자기 모멸이다.

먹는 것을 부정한다는 것은 산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요, 숨쉬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 시인은 꿈을 꾸면서 숨구멍을 찾고, 자기 부정에서 긍정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시인은 무(無)로 가득 찬 항아리 구멍 속으로 들어가서 그 구멍이 하늘로 덮여 있음을 깨닫거나, 자신의 몸 속에서 빈 항아리가 자라고 있다고 인식하는 '노장적 비움'을 통해 안정감을 획득하는 사유의 전개를 보여준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구멍에서 사이로 나아간 것이 이산하의 시학이라면, 그 사이에는 부화하는 생명체의 안팎에 대한 친밀한 접촉이 삶과 죽음을 매개시키는 시인의 강한 생명력이 있다. 이산하의 시적 상상력의 빼어남과 동시에 그 상상력의 복잡한 뿌리를 드러내는 「겨울 포도원」에서, 포도밭을 벗어나 바다를 지나고 등대섬에까지 이르는 포도나무 뿌리는 그의 삶의 근거이자 시적 상상력의 원천이다.

작고 약해 보이는 그가 잠시 떠돌다가 사라지는 '80년대적 풍문'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뜻은 약하지만 뼈는 강하다(弱基志 强基骨)'는 노자적 잠언을 실천하고 오늘도 자신을 삼엄하게 다스리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에게 깊은 관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도서 부연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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