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새책)

직지사 성보박물관 관장이자 금석학에 조예가 깊은 흥선 스님의 첫 수필집. 지난 7년 반 동안 박물관 홈페이지에 꾸준히 옛시를 올리고, 번역을 하고, 거기에 덤덤히 일상을 얹은 글들을 추려 모았다. 저자가 일상을 담담히 기록하는 매개체로 삼은 것은 '한시'. 중국, 한국 작가를 넘나들며 한시를 골라내어 풀이했다.

저자는 날씨와 계절에 맞게 고른 한시 한 수에 넌지시 자신의 소회를 얹어 일기처럼 자신의 일상이나 계절의 변화에 감싸인 자연의 모습을 전하기도 하고, 담담하고 나지막하게 하고픈 말을 대화하듯 풀어놓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을 한시라는 프리즘을 통해 여러 빛깔로 변주하여 보이는 것이다.

책 속에는 한시라는 프리즘에 얹힌 저자의 일상과 자연과 인문의 향기, 낮은 곳을 향한 조용한 시선이 담겨 있다. 크게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성되었지만, 계절에서 계절로, 하루에서 하루로, 아침에서 저녁으로 바뀌는 시간의 결이 살아 있다. 각 장에 저자가 한지에 직접 쓴 청아하고 반듯한 손글씨를 함께 수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