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 새책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이 그린 성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읽어본 책. 성서적인 관점만이 아니라 종교화의 기능과 역할, 회화적 관례와 사회적 제약, 예술적 창의와 교회의 감독 사이를 오가며 자신의 해석을 그림 속에 담으려 했던 화가들의 관점을 쫓는다.

이 시기의 성화들은 교회를 장식하고 성도들에게 성서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았지만 작품을 제작하는 화가가 성서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도판의 구도나 그림의 기법은 달라졌다. 화가들은 성서와 외경의 기록, 교부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며 신에 대한 경외감이나 신앙심을 담으려 했지만, 한편으론 주제의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대담한 실험을 감행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지은이는 인문 사상의 정신과 기독 사상의 영성이 만난 근대 화가들의 종교화가 두 차원의 풍요로운 만남에 대한 증언일 수 있다고 말한다. 아담과 이브의 타락, 바벨탑의 건설, 예술의 탄생과 부활 등 성서의 이야기들을 화가들이 어떻게 표현해 냈는지, 그들의 눈에 비친 천국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을 내면서

1장 구약과 외경

1. 아담과 하와 - 뱀의 유혹을 기꺼이 받아들인 화가
2. 바벨탑 - 저주의 잔해에서 지어 올린 자유 도시의 신화
3. 롯과 두 딸 - 기독교의 교훈과 시각적 즐거움을 오가는 붓질
4.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 빛과 색으로 황금을 빚어 내는 붓의 연금술
5. 천사와 씨름하는 야곱 - 하느님과 겨루었고 인간과 겨루어 이겨 낸 고대 미술
6. 삼손과 들릴라 - 신앙의 상실과 시각의 상실
7. 다윗과 골리앗 - 시공을 넘나드는 붓의 신성한 능력
8. 바쎄바의 목욕 - 병아리 화가들이 보고 배우는 그림
9. 솔로몬의 심판 - 모두스 이론의 엄정한 판결
10. 수산나의 목욕 - 순결과 경건의 알몸을 드러낸 바로크 미술
11. 유딧과 홀로페르네스 - 교만과 육정의 패덕을 이기는 겸손과 절제의 미덕

2장 신약과 성자전

1. 마리아와 아기 예수 - 천국을 훔친 화가들
2. 예수 탄생의 예고 - 원근법의 달콤한 기적
3. 동방박사의 경배 - 과학의 빛을 따르는 인문주의의 여정
4. 이집트로 피신하는 성가족 - 순교의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 가지
5. 세례를 받으신 예수 - 수학적 비례 규칙에 깃들인 신성의 의지
6. 성전세를 내신 예수 - 물고기 입에서 꺼낸 카스타고
7. 레위가의 향연 - 종교 재판에 회부된 화가의 상상력
8. 라자로의 부활 - 부활을 꿈꾸는 예술의 인간적 예형
9. 베로니카의 땀수건 - 지상의 희미한 거울에 비친 신성의 윤곽
10. 골고타의 예수 - 육신은 잠들었어도 정신은 깨어 있어서
11. 십자가 강하와 입관 - 선악과 나무를 켜서 만든 십자가
12. 피에타 - 보는 이의 눈물을 자아내려면
13. 예수 부활 - 사망을 딛고 승리하신 예수
14. 엠마오의 저녁식사 - 완전한 무지에서 절대적 인식으로
15. 의심하는 토마 - 기적의 상처를 더듬는 화가의 붓
16. 성 프란체스코 - 알베르나 산정의 기적
17. 참회하는 막달레나 - 남자를 대번에 요절낼 달콤한 타락녀
18. 성 히에로니무스 - 호두 자루처럼 보이는 성자
19. 성 세바스티아누스 - 비례론의 제단에 바쳐진 순교 성자
20. 성 루가 - 화가들의 수호 성자가 된 성 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