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 낙서, 밑줄, 변색없이 깔끔하고 양호함

유교 전통을 빼고는 우리 문화를 이해할 수 없듯이, 성서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서양 문화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성서는 서양 문화에 뿌리 깊게 녹아 있다. 이제 성서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만 읽는 종교서가 아니라 서양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문화서의 수준에 올라 있다. 하지만 성경책이라는 것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가까이 하기 힘든 구석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마음을 먹고 책을 들어도 읽는이에게 그다지 친절한 편이 아니다. 이누카이 미치코의 <성서이야기>는 이런 불편함을 싹 가시게 한다. 마치 역사소설을 읽는 듯이 쉽고 재밌게 읽힌다. 작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만 성경의 구절들을 그대로 옮기고 있다. 성경을 거의 읽어보지 않았던 독자라면 읽는 도중에 성서가 이렇게 재밌는 책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