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 - 낙서, 밑줄, 변색 없이 상태 양호함

서정주 시인의 시적 상상력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뱀?문둥이 등 천형의 존재를 통해 인간의 원죄적 업고를 노래한 것이라든가, 우수한 민족성과 전통성을 되살려 국난을 극복하고자 신라정신의 정수를 모색한 것, 불교의 인연설이나 윤회사상을 일상생활 속의 소재를 빌어 형상화한 것, 그의 고향 질마재를 배경으로 한 설화의 시적 수용 등은 독자들로 하여금 인간의 삶과 자연에 대한 풍부한 연상을 가능케 했으며, 진정한 시의 맛과 멋이 무엇인지를 깨닫도록 하였다.

또한 인간으로서의 영원한 자유를 추구하는 그의 떠돌이 의식도 어느 면에서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의 떠돌이로 존재하기에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흔히 그가 처세를 잘못했음을 이유로 그의 시조차 폄하하는 일이 있는데, 한 인간과 그가 남긴 작품은 분리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예술작품은 그 자체로서 독자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인간으로서의 서정주는 비난받을 수 있다 할지라도, 시인으로서의 서정주는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