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새책)

'중국사의 시오노 나나미'로 일컬어지는 이나미 리츠코가 쓴 중국 여걸들의 인물열전.

고대의 전설적 미녀 서시에서 청나라 서태후에 이르기까지 3천 년에 걸쳐 중국사를 장식한 여성들의 역동적 삶을 통시적으로 조명했다.

책의 원제 <파괴의 여신>이 말해주듯, 이 책에서 다루는 여성들은 모두 사회통념에 저항하여 그것을 깨뜨린 인물들. 남자들과의 권력 투쟁에서 당당하게 승리한 여성, 비극적 인생을 최고의 시로 승화시키며 후세에 길이 남을 문화를 꽃피웠던 시인, 욕망에만 충실했던 악녀에서 불의를 응징한 테러리스트 협녀까지 저항과 일탈을 꿈꾸던 여걸들의 삶이 소개된다.

지은이는 고대부터 근대로 시대가 바뀌면서 '파괴의 여신' 들의 저항방식이 달라지는 것을 통해서 중국사의 역동성을 조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에서 다루는 인물의 다양함이나 주제 외에도 <양가장연의>, <경화연> 등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중국 문학작품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역사적 리얼리티와 소설적 상상력의 결합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제1장 전설의 미녀―서시 제2장 한왕조의 신데렐라―여후에서 조비연까지 제3장 육조 문화의 꽃―사도온 제4장 수당 제국의 여인천하―독고황후와 측천무후 제5장 비극의 여류 시인들―설도.어현기.이청조 제6장 전족을 떨쳐낸 슈퍼 히로인―<양가장연의>의 세계 제7장 협녀의 계보―중국 소설 속의 긍정적 여인상 제8장 악녀의 계보―반금련의 탄생과 최후 제9장 명나라 말기의 파토스―기생 유여시 제10장 꿈과 거울 이야기―여인들의 유토피아 제11장 파괴의 여신―서태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