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 새책

18세기 북학파 실학자인 홍대용의 대표적인 저서를 우리말로 옮겨 썼다. 홍대용은 동양에서 최초의 지동설을 주장한 과학자의 면모가 강한 실학자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 책은 지동설을 비롯, 천체와 자연현상을 규명함으로써 조선 사회 개혁을 주장한 그의 다양한 자연과학사상을 보여준다.

이 책은 30년동안 성리학 공부만 한 주인공 '허자'가 세상에 나와 '실옹'과 문답을 나누며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홍대용은 성리학에 빠져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는 당시 사대부 양반들을 강하게 풍자하고, 엄격한 신분제가 널리 퍼져 있던 당시 사회에서 인간뿐만 아니라 만물이 똑같다는 인물균(人物均) 사상을 선보인다.

명분없는 성리학에 기댄 잘못된 장례문화와 중화중심주의(화이관)에 대한 비판, 주체적 역사의식에 대한 강조 등이 이를 따른다.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지배층의 욕망과 우월의식, 그리고 그 안에 사회를 안주하도록 만드는 낡은 의식을 벗어버리는 것이 곧 개혁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된다.

원문에는 없던 장과 절을 구분하고, 고전 번역 특유의 한자어 번역이 아닌 우리말 위주의 번역을 시도하였으며, 옛 지명을 현재의 것으로 바꾸고, 용어·인명·역사적 배경 등에 대한 주를 대거 추가하여 독자들의 쉬운 이해에 주안점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