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시대>는 이미 출판되어 호평을 받았던 <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 <모던뽀이 京城을 거닐다>의 뒤를 잇는 책으로, '연애'와 '연애열'이라는 개념을 중심에 두고서 옛날 신문과 잡지 속 기사와 연재소설, 삽화, 광고와 같은 당대의 자료를 통해 1920년대 초의 문화를 살핀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문화는 교과서에 나올 만한 내용이 아니라 그야말로 '유행'이라고 일컬어지던 것이다. 헤어스타일이며 옷차림, 사람들이 많이 읽은 연애소설, 연애편지의 유행 등의 이야기와 함께 80여개에 이르는 신문·잡지의 삽화나 만화, 광고 등의 시각 자료들은 우리 역사책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연애'와 '연애론'을 다루고 있지만, 서문에서 지은이가 "'연애의 시대' 대신 '개조론의 시대'라는 제목을 달고 싶어 했을지 모르겠다'라고 했던 것처럼 책을 읽어가면 192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문화계를 풍미했던 '개량 개조론'의 진면목을 깨닫게 된다. 나아가 오늘날 우리가 당연시해왔던 매우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들-연애와 결혼, 가정-이 실은 외부적인 힘에 의해 근대에 이르러 비로소 형성된 것임을 파악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