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평전 3 (반양장) - 자료.해제편, 학고재신서 33 (알미5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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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설명
"'산은 높고 바다는 깊다(山崇海深)'"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90년대를 풍미한 유홍준은 '문화유산 답사기'로 잘 알려져 있긴 하나 그의 본령은 한국 미술사이며, 그 중에서도 조선 시대의 미술에 천착하고 있다. 이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한국미술사 연구에 주력하고 있는 그가 이번에 내놓은 것은 추사 김정희의 평전이다.
추사 김정희는 우리나라 최고의 서예가이자 시와 문장의 대가로 잘 알려져 있으나 책에 쓰여진 것처럼 "세상에는 추사를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아는 사람도 없다". 그가 시문, 고증학, 금석학, 경학, 불교학, 서예, 회화 등의 분야에서 이룬 성취가 보통 사람으로선 꿈도 꾸기 어려운 것이었으며, 또한 그에 비해 추사에 대한 자료가 너무나 빈약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책은 추사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그가 남긴 작품들과 업적, 그리고 그에 얽힌 수많은 일화들을 유장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인문학과 예술 전 분야를 넘나드는 추사의 업적들은 경이롭기만 하다. 그가 연경의 학자들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며 학문의 깊이를 넓혀 나갔고, 중국 본토에서도 청조 고증학의 대가로 높이 받들어졌다는 것,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를 발견하는 업적을 세웠다는 것은 흔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그를 둘러싼 여러 일화에서 느껴지는 인간적인 면모 또한 업적만큼이나 흥미롭다. 젊은 시절엔 중국 최고의 석학들과 교류하며 쌓은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는 오만함을 보였으나, 그로 인하여 유배 등의 고초를 겪었다. 그 와중에 '추사체'를 이뤄내며 또한 깨달음을 얻어내는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주변 사람들과 주고 받은 편지와 일화는 추사 역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간임을 느끼게 한다.
저자는 지난 20여년 간 수집해 온 관련 자료와 연구를 세 권의 책에 담아냈다. 1, 2권은 추사의 일생을 담은 평전이고, 3권은 자료와 해제, 번역으로 따로 엮은 점도 돋보인다.
이 책을 통해 추사는 숨을 쉬고 따뜻한 피가 흐르는 현재형으로 되살아났다. 책의 말미에 적힌 '산은 높고 바다는 깊다(山崇海深)'라는 말은 추사의 일생에도, 이 책에도 적절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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