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하드커버+자켓) - 새책

작가를 비롯한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크게 두 가지 양태가 존재한다. 하나는 아이디어가 무한대로 쏟아져나와 막힘없이 글을 써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족할만한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전자를 의학 용어로 '하이퍼그라피아(hypergraphia)', 후자를 '블록 현상(writer's block)'이라고 한다.

이 책은 작가들의 이러한 보편적인 생리를 의학적인 관점에서 뇌의 변화가 일으키는 일종의 '인체현상' 혹은 '이상증세'로 바라본다. 의사인 저자는 그 자신이 조울증과 하이퍼그라피아 증상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증상들의 원인을 탐구하고 브레인스토밍, 모차르트 효과 등 블록 현상의 치료법들을 검증해 본다.

심리학, 정신분석학 등의 연구 결과를 차용하는 한편, 작가들의 세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과학의 객관성과 문학(예술)의 비평적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유명 작가들이 경험한 하이퍼그라피아와 블록 현상의 다양한 임상 사례들을 제시하고, 그들의 자기 치유법을 소개했다. 더 나아가 글쓰기의 행위에 숨어있는 인간의 소통 욕구를 짚어내고, 창의성의 근간이 되는 뇌의 신비함을 보여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