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 새책

독일의 미술사 전공 요한 힐트멘 교수는 1985년 처음 한국에 왔다가 전남 화순 운주사의 미륵불에 매료되어 아예 전남대 교환교수로 자리잡고서 미륵불 연구에 매달렸다. 2년 후, 힐트멘 교수가 직접 찍은 사진 100여 컷과 함께 운주사 천불천탑을 통해 한국문화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전하는 책이 독일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그 한국어판 번역본으로, 동양과 서양의 미술문화에 두루 정통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 덕분에 글 읽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미륵불의 소박함과 넉넉함을 따뜻하게 포착해낸 흑백사진들도 인상적이다.

소박한 민간 양식의 미륵불에 응결된 남도 역사의 특수성은 이방인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보편성을 지니고 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