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 새책

책의 머리말에서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자신의 사유 방법과 방향이 파스칼의 그것과 가깝다고 밝힌다. 그는 파스칼의 심원한 사유 영역으로부터 출발하여 인간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며, 학구적 이성의 허와 실을 철저하게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실제의 세계와 단절된 고독한 상아탑 속에 갇힌 철학자들이 추상적인 사유를 통해 만들어낸 전통적 인간상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부르디외는 기존 철학의 허구를 비판함과 동시에 인간 존재의 실존적 접근을 새로운 각도에서 모색하면서 전혀 다른 존재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 개혁을 꿈꾸는 이상론자들이 왜 실패하고 좌절할 수 밖에 없는지, 또는 혁명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왜 사회가 쉽게 변하지 않는지에 대한 해답들은 이 책이 드러내는 실존적 인간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