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하드커버) - 새책 처럼 좋으니 속지 첫장 덧댄 종이에 책거래 영수증 붙어 있음

이 책은 우리에게 '서양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검토하며 우리 철학을 제대로 살찌우자는 반성과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제목인 '나르시스의 꿈'이 서양정신의 역사 전체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으나 자기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못하고 최후를 맞았던 신화 속의 청년처럼, 서양의 정신 역시 한 번도 자기 밖으로 걸어나와 타자적 정신 속에서 자기를 상실한 적이 없는 닫힌 정신이기 때문이다.

서양정신으로 하여금 끝없는 자기도취에 빠질 수 밖에 없도록 한 것은 자유의 이념으로, 이는 서양 정신의 본질적 진리이다. 타자적 주체를 배제하고 오로지 자기관계에 존립한다는 의미에서 서양적 자유의 이념은 나르시스적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한 번도 타자적 정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자기를 버린 적이 없는 서양정신, 그리하여 참된 만남을 알지 못하는 서양정신을 해부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기상실의 연속이었던 우리 역사 속에서 진리의 싹을 틔우기 위해 치열한 투쟁을 벌였던 한용운과 함석헌, 박동환을 언급한다.

이들을 통해 저자는 '서양정신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가장 빛나는 광채 뒤에 숨겨진 어둠을 드러냄으로써, 서양정신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어떤 것인지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