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새로운 출발의 변

2017-08-07943baubook

“조국 산하의 한그루 느티나무로 남고자 합니다”

 

마을마다 우람하게 서서

마을의 대소사를 논하게 하고

어른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고

아이들에게 신명난 놀이터가 되어 주고

행사나 큰일이 벌어질땐

모두가 모여들어 한바탕 신명난 축제를 벌이도록

엄마의 품같이 너른 자리를 내어주던

우리네 공동체의 한 축을 담당하던

마을마다 서 있던 그 한 그루 느티나무처럼

 

헌책방 느티나무는 인문학적 가치와 사람냄새가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마을 입구마다 서 있던 거대한 느티나무처럼

한 마을, 한 도시, 한 지역의 보듬고 품어줄

한그루 느티나무로 남고자 합니다.

 

 

“자국의 서적은 수천 년 동안 국민 선조 선배의 사상 심혈이 결집한 것이라 국민의 정신도 여기서 보고 국민의 성질도 여기서 찾을 것이며, 그 밖의 산천 인물 풍속 정치 등의 연혁도 이것을 근거로 삼아야 할 것이니 어찌 중요하지 않겠는가.”

-- 구서(舊書)는 곧 ‘민족을 담은 책’이라며 민족 됨을 잃지 않으려면 구서를 적극 수집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던 독립운동가요 민족사학자였던 단재 신채호.

 

“내가 거름이 될 수 있다니! 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 민들레 싹을 꼬옥 껴안았습니다. 봄비가 내렸습니다. 온몸에 비를 맞은 강아지똥은 잘게 부서져서 땅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민들레의 거름이 되었습니다. 햇살이 눈부신 어느 날, 민들레는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강아지똥의 고운 마음이 민들레꽃송이에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 아동문학가 권정생의 <강아지똥>에서

 

권정생의 동화 <강아지똥>처럼 아무 쓸모없이 버려지던 강아지똥 같던 헌책이 훗날 민들레의 아름다운 거름으로 쓰일 날이 오길 바라는 소박한 맘으로 헌책을 사랑하며, 헌책방을 열어가고자 합니다.

 

<공씨책방>을 열었던 공진석은 자신의 헌책방을 일러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지 못하는 개미굴 같은 곳’이라 했다지요.

 

<느티나무헌책방> 역시 개미굴처럼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소소한 재미로 인해 헤어나기 쉽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 하겠습니다. 더불어 잘못이 있다면 가감 없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동문학가 권정생이 말한 강아지똥 정신으로, <공씨책방> 주인장이었던 공진석의 열정으로 책방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권위주의에 맞서 어두운 불의 터널 80년대를 건너온, 386세대의 추억어린 ‘사회과학서점’의 도도한 맥도 이어가고자 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